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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제41회 봉황기 일반부 공기소총

다행히도? 실격 등의 일 없이 시합을 무사히 마쳤다.

마치기는 했는데,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시합에 가기 전부터 생각했고, 또 시합 전에 연습하면서도 가장 크게 느낀 점이 그것이었는데 막상 사대에 서니까 정말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시합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그냥 멍하고 괜찮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하더니... 사대에 서서 시사를 시작하고, 또 본사에 들어갔을 때는 어떻게든 편하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해지지를 않았다. 가슴이 두근두근(!)한 느낌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몸에 전반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9점만 많이 나오고, 그러니 또 긴장되고... 결국엔 흑점이 조준선에 완전히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격발해서 6점짜리 탄착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두 번째 시리즈 중반부터는 조금 안정이 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긴장을 완전히 푸는 건 실패했는지 9점에만 맞을 뿐 10점에는 도무지 들어가지를 않았다.


거의 3년 만에 나가는 시합이라 긴장되는 점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왜 이렇게 긴장했을까 하고 특히 짚이는 점들을 짚어보면...

최근 연습 동안에는 몸의 힘도 잘 빠지고, 예전보다 전반적으로 총이 잘 맞아서 평생(?) 한 번 쏠 수 있을지 몰랐던 580점을 쏘기도 했는데, 그것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되고 그것이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시합 전부터 여기에 주의를 하면서 생각을 돌려보려고 하긴 했지만, 결국 그 '욕심'을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워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이번 봉황기가 내겐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시합이고 내년 시합에 참가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생각을 자꾸 했었다. 이런 식으로 스스로 부담을 주는 것이 좋을 리가 없는데... 좀 더 느긋하게 생각할 것을... 오히려 그런 생각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런 것들이 사수로서의 내 부족함이고 채워 나가야 할 부분들이겠지?

어쨌든, 시합에서의 긴장이란 어떤 것인지 절실히 느껴보는 또 한번의 기회가 되었다. 기술이나 그런 것을 확실히 알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합에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특히 내게 있어서는 긴장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기회가 되었다.

구체적으로 느낀 점이라고 한다면, 연습 때에는 자세라던가 여러가지 생각하면서 행위하는 것이 좋지만, 시합 때에는 자세나 그런 것을 떠나 무조건 몸의 힘을 빼는 것, 그리고 자세든 마음이든 움츠러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합때는 어쨌든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게 되는 만큼, 어떠한 이상적인 자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몸을 움직이게 되면 정확한 자세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근육에 힘을 넣게 된다. 어떤 자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냥 힘을 빼는 데에만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뼈대와 중력, 그리고 그간 훈련해오면서 몸에 익힌 습관이 자세를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불안감에 심리적으로 움츠러들게 되면 몸도 그렇게 움직이게 되고 가슴이 저절로 숙여지는 자세가 만들어져 총구가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불안하다보니 총을 잡기 위해서 역시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종종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고민하면서 조준선을 천천히 보고 정확히 보려고 했을 때는 10점에 들어가지 않고, 불안하지만 그래도 가슴을 펴는 느낌으로 자세를 잡고 긴장을 푼 채 과감히 격발했을 때 결과가 좋았던 경우가 있었다. 이번 시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점을 훈련하면서 행위할 때마다 잊지 않고 내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다음 시합때는 오늘 느낀 것을 바탕으로 좀 더 제대로 행위해서, 오늘 내가 이처럼 느낀 것이 맞는 것인지... 내가 그것을 실제로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 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기회도 오고 또 기록도 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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